또 비하…"한인타운에 키 작고 까만 사람 많다"
인종 차별성 발언으로 궁지에 몰린 누리 마르티네즈(사진) 시의회 의장이 문제의 녹취록이 공개된 지 24시간만에 전격적으로 10일 시의장직을 사임했다. 앞서 누리 마르티네즈 시의회 의장, 케빈 드레온과 길 세디요 시의원은 1년 전 동료 백인 시의원인 마이크 보닌과 그의 아들을 두고 ‘액세서리’ ‘원숭이’ 등 인종 차별적 발언을 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본지 10월 10일자 A-1〉 ▶'얼굴 까만 오하칸 코리안?' 특히 마르티네즈는 시 지역구 조정에 대해 케빈 드레온과 대화하는 도중 “한인타운 거리에 ‘키가 작고 얼굴이 까만 사람들(short dark people)’이 많다” “이들이 어디서 왔는지 나도 모르겠다”라고 말하며 이들을 ‘오하칸 코리안(Oaxacan Korean)’ '매우 못 생긴(Tan feo)'으로 부르는 등 정치인으로서 다민족 사회에 대한 저급한 인식을 그대로 내보였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해당 표현은 한인들과 방글라데시 주민들을 묘사한 것일 가능성이 많다는 지적이다. 시의원들의 인종 차별성 발언의 파문이 내달 선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의장직과 의원직 사퇴하라' 주말 동안 해당 시의원들 집 앞에서는 항의 시위가 이어지면서 이들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는 형국이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마르티네즈 의장은 10일 아침 “부끄럽고 죄송하다. 시의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성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성난 민심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자 10일 오후에는 마르티네즈의 고교 동창으로 알려진 가주 연방 상원의원인 알렉스 페디야가 세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으며, 곧이어 LA 시장 선거 후보인 캐런 배스와 릭 카루소도 사퇴 촉구에 합류했다. 이어 에릭 가세티 현 시장도 해당 시의원들의 사퇴를 요구했다. ▶배스, 카루소 표심 향배 주목 지역 정치인들의 인종 차별적 발언에 분노한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 사태를 두고 선거를 한 달 남짓 남겨두고 주민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분분하다. 해당 녹취를 보도한 LA타임스는 10일자 기사에서 2019년 최초로 라틴계 여성으로 시의장에 취임한 마르티네즈가 시청 공무원과 시민들의 복지를 위해 많은 일을 했지만 부주의한 발언으로 자충수를 두게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시의회를 장악해온 라틴계 의원들은 이번 시장 선거에서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동시에 차별성 발언의 피해자로 묘사되는 흑인계의 표심과 목소리는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시장 선거에서 배스 후보의 지지세가 더욱 탄탄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카루소 후보 진영에서는 좋지 않은 뉴스일 수도 있지만 반발감으로 흩어진 라틴계 표심을 모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LA카운티 노조연합(LACFL)은 해당 녹취 내용이 사적인 대화 내용을 불법적으로 녹음 및 공개한 것이라고 보고 LA타임스를 비롯해 관련된 인사들에게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최인성 기자한인타운 비하 한인타운 거리 누리 마르티네즈 인종 차별성